구미

방치된 지역특산물, 구미 선산에 유랑시인 김삿갓이 즐겨찾은 '선산약주'가 있다

뉴스일번지 2007. 8. 28. 09:07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그 중 하나로 사회생활에 있어 원만한 대인관계 및 공감대 형성에 꼭 필요한 문화로 한 잔술에 사랑과 정도 맺고 사업적인 거래도 잘 이루어지게 해 주는 ‘음주문화’가 있다.

 

▲ 어르신을 위한 효잔치에서 김인종 선산출장소장이 어르신께 약주 한 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우리나라 주조 사상 주목할 유명주로 손꼽히는 술들이 정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조선 후기로 접어들면서 지방주가 전성기를 맞이하는데 지방마다 빚는 술들이 멋과 맛을 내면서 서서히 노출, 이때의 명주로는 서울의 약산춘, 여산의 호산춘, 충청의 노산춘, 평안의 벽향주, 김천의 청명주 등이 유명했으며 소주에 각종 약재를 응용한 술들이 새로 개발되어 전라, 황해도의 이강주, 전라의 죽력고가 유명했다 한다.


19세기 조선말에는 실학자들이 주질 향상 및 새로운 술을 개발하고자 하는 노력이 고조되고 국제화 시대로 접어들게 됨에 따라 외국과의 정보교환도 쉬웠다고 전해진다.

 

▲ 박보생 김천시장(우측2)

이렇듯 각 지역별로 다채로운 술들이 개발되었으며 특히 김천의 과하주는 약주의 산패 방지를 목적으로 양조주(곡주)와 증류주(소주)를 혼합한 혼성주로 여름에도 마실 수 있는 술로 유명했다고 전해지며 얼마 전, 박보생 김천시장이 김천포도회 및 김천자두발전연합회원과 함께 (주)국순당(회장 배상면)을 방문해 독일에서 수입한 술제조 증류기를 10대 기증받았으며 국순당 배 회장은 김천 농가의 고소득을 위해 포도와 자두를 이용 김천시의 명품 과실주를 제조 판매가 정착될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 포항불로주
포항은 지역특산품으로 ‘포항불로주’를 지정, 경북 북부지방의 현제조자 조복래의 문중에서 수백여 년 간 문중제사나 접빈용으로만 쓰던 가양주로 맥을 이어 경북 청송지방에서 ‘청송 불로주’로 제조해 오다가 현재 포항시 북구 청하면 소동리에 신축공장으로 이전, 본격적인 양산체제로 들어가 명절을 전후해 주문이 폭주하고 있어 지역경제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여 진다.


순수 옛 전통 제조법을 바탕으로 포항불로주만의 현대적 기술을 접목, 제조자가 직접 수작업으로 제조함으로서 그 품질과 명성을 자랑하고 있듯이 2006-2007 대한민국 우수특산품 대상수상에 2년 연속 선정되었고 2007년 제1회 포항시 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도 동상을 수상하는 등 지역특산품으로서 톡톡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영천에서도 지난 2007년 5월 9일 와인산업선포와 함께 심포지엄을 개최, 영천에서 생산되는 포도로 와인을 출시 경쟁력있는 산업으로 발전시키기에 박차를 가했으며 그 결과 영천포도가 대미수출의 길도 열려 지난 24일 첫 선적을 했다. 또한 청도와인은 지난 2003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감 와인 ‘감그린(감을 그리워한다는 청도 방언)’을 출시 인기가 대단하며 이어서 홍시를 재료로 한 아이스와인도 출시할 계획이며 와인터널로 관광객의 발을 붙들면서 터널의 나머지 공간은 향후 공사를 거쳐 와인박물관, 음악회 장소 등으로 거듭날 예정이며 방문객들이 기념일 등을 기약하며 갖가지 사연을 담아 보관을 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 남유진 구미시장

하지만 현재 구미시에는 김천, 포항, 청도처럼 애주가와 일반인들의 주목을 끌만한 제대로 된 지역특산품 하나 없다. 그렇다고 구미시에 지정할만한 품목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닌데 개발은 고사하고 충분히 지역특산품으로 지정할 수 있는 인기 있는 품목조차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 선산약주

 

그 중 구미선산에 명주로 손꼽을 수 있는 선산약주는 우리나라 천재적인 주류 시인으로 통하는 ‘김삿갓’이 금수강산 삼천리를 유유창천 방랑하며 세상을 해학과 풍자로 조롱하며 돌던 중, 경북 선산에 들어 그 고달픈 여정을 비봉산의 수려한 계곡, 단계천의 단물과 찹쌀, 그리고 고른 분국으로 빚은 알코올 8%의 엷은 황갈색을 띄는 은은한 향기의 경북 선산의 토속주 ‘선산약주’ 한 잔에 달랬다고 전해진다.

 

▲ 선산약주 이윤모 대표와 공사중인 양조장 내부

이처럼 조선시대 약주다운 진면목을 지켜줄 수 있는 단계천 물의 단기운과 엷은 황갈색 은은한 향기의 선산약주 고유의 맛을 잘 보존해 타 도시와 차별화시켜 구미선산 지역 명주로 지정, 구미를 대표할 수 있는 명품 브랜드, 고부가가치의 상품으로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지지만 시에서는 명품도시 구미라고 외치면서도 정작 이렇다 할 지역 명품 개발에는 등한시 하고 있다.

 

▲ 양조장 내부에는 아직 약주의 향이 그대로 베어있었다.

 

지난 2000년 1월경 선산약주를 이전받은 이윤모(69세) 대표는 선산약주의 제조과정과 비법 등에 대해 전수받아 명맥을 이어왔으나 약주제조과정시 발생되는 쌀뜨물 방출 등으로 인한 수질오염 등 상하수도 관련법에 많은 제재를 받아 4년 전 생산을 중단했으나 현재 다시 재생산을 하기 위해 공사중이며 이윤모 대표에 의하면 김천의 과하주가 선산약주에서 제조방법을 배워 만들어진 술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선산약주가 구미선산의 대표 명주로 개발, 판로가 개척될 수 있는 방안이 주어진다면 양조장 장소를 공기좋고 물좋은 곳으로 이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 수작업으로 이루어졌던 흔적들..

 

그러나 선산출장소 유통축산관계자에 의하면 구미시에서는 특산품 보조 조례도 없으며 약주생산이 중단되었다가 재생산하는 과정에서 시의 보조나 그 외의 도움을 줄 수 있는 형편은 아니며 담당부서의 책임자와 의논을 하겠지만, 올해는 힘들것 같고 내년쯤 정확한 자료를 조사하겠다고 했다.

 

일반 기업체 직원들과 공무원들의 주5일제 근무로 발달되는 산업은 문화·관광 서비스산업으로 나날이 늘어나는 소비를 거둬들일 수 있는 시장이 바로 음식과 놀이문화 시장이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으로 지역 특산품을 개발, 판매확보가 이루어진다면 값어치 있는 명품 제품하나로 전국에, 나아가 외국에도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미시에서는 경제적 이득을 창출하기 위해 멀리만 내다보지 말고 가까이 현존해 있으며 또는 전해 내려오는 구미지역 고유의 것을 잘 이용, 명품개발에 주력을 가한다면 지역내수경기에 크고 작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